1000대 기업 작년 영업익 145조…전년대비 1.5배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5배, 2배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01년~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2020년 93조9149억 원보다 51조 원(55%) 늘어난 145조5249억 원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도 2019년 5.2%, 2020년 6.3%에서 지난해엔 8.4%로 상승했다.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은 2001년 당시 36조 원에 불과했다. 2004년에는 70조 원대로 높아지고, 2010년에는 100조 원에 근접했다. 이후 2017년(129조 원)과 2018년(138조 원)에는 100조 원대에 안착했다. 2019년(78조 원)과 2020년(93조 원)에는 다시 100조 원 아래로 내려가긴 했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출처=CXO연구소)

지난해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20년 20조5189억 원보다 55.9% 늘어난 31조 9931억 원(연결기준 51조 6338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00대 기업 전체 금액 중 22%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 7조6374억 원(4조5458억 원→12조1833억 원), HMM 6조4008억 원(9559억 원→7조3568억 원), 포스코홀딩스 5조5144억 원(1조1351억 원→6조6495억 원), 현대제철 2조2581억 원(416억 원→2조2997억 원), LG화학 1조9047억 원(1조1144억 원→3조191억 원), 기아 1조6500억 원(1조1691억 원→2조8192억 원), 대한항공 1조2261억 원(2383억 원→1조4644억 원)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폭이 컸다.

영업이익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1000대 기업의 당기순이익 성적표도 향상됐다. 조사 대상 1000곳의 2021년 당기순이익은 127조1461억 원으로 2020년 63조6871억 원보다 99.6% 증가했다. 당기순익률도 2020년 4.3%에서 작년에는 7.3%로 3%포인트 높아졌다.

기업별 당기순이익 증가액은 삼성전자(15조3559억 원↑), SK하이닉스(5조3493억 원↑), HMM(5조2896억 원↑), 포스코홀딩스(4조2153억 원↑), 삼성물산(1조5966억 원↑) 순으로 많았다.

반면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경영 실적이 가장 안좋은 곳은 한국전력이었다. 한전은 2020년 영업이익 2조7851억 원, 당기순이익 1조9514억 원을 냈으나 지난해 영업손실 7조4255억 원, 당기순손실 5조607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 기록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액은 2001년 이후 가장 많았다. CXO연구소는 한전이 5년을 주기로 경영 성적표의 기복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통상적으로 국내 1000대 기업은 2년 이상 순익이 오르고 다음해에는 내리막길로 간다”며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1000대 기업의 순익이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각종 원재료 비용 등이 상승해 이를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한 경우가 많아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실제 기업 곳간은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