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암호화폐 하락장)’가 불어 닥친 코인 시장에서 댕댕이(강아지를 표현한 신조어)들이 심폐소생에 나선 걸까요. 개를 모티브로 한 몇몇 ‘강아지 코인’이 굳건하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파가 불어 닥친 가상화폐 시장에 난데없이 귀여운 강아지의 등장이라니, 이들의 정체가 뭘까요?
사실 ‘강아지 코인’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강아지 코인계의 조상 ‘도지코인(DOGE)’이 대표적입니다. 도지코인은 2013년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죠.
다만 최근 이목이 쏠린 강아지 코인 중에는 도지코인처럼 단순한 탄생 비화를 가진 코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 코인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등장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포메라니안이 마스코트인 ‘포미코인’이 있죠.
실제 포미코인은 동물들을 위한 자선형 프로젝트로,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ERC-20)입니다. 쉽게 말해 이더리움은 일종의 플랫폼으로, 그 생태계 안에서 암호화폐를 만들면 ‘코인’이 아닌 ‘블록체인 토큰’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포미코인이 이 이더리움 생태계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강아지 토큰인 것이죠.
포미코인은 코인을 유통해 투자자들에게 기부를 받은 뒤, 이를 활용해 전 세계 곳곳에 자리한 동물들에게 쉼터나 영양, 보건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포미코인을 구매한 기부자(투자자)에게는 강아지 사료 사업과 동물 의약품 생산을 통해 수익을 제공하고요.
아폴로 토큰은 매주 예술가 등의 크리에이터를 위한 경연을 개최합니다. 투표를 통해 우승한 크리에이터들에게 상금을 주는 식으로 이들을 예술계 종사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도지코인은 머스크 CEO의 말 한마디에 지난해 2월 한때 1000% 상승해 약 0.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도지코인은 ‘잡코인’에서 무려 시가총액 9위의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부상했는데요.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더니 현재 0.06달러를 하회하는 실정입니다.
국내에서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내세워 등장했던 ‘진도지 코인’도 밈 코인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진도지 코인은 도지코인이 인기를 끌 때 등장해 출시 직후 시세가 급등했으나, 개발자가 출시 하루 만에 전체 물량의 15%를 한꺼번에 팔아치우고 잠적해 논란이 됐습니다. 결국, 가격이 97% 폭락해 현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
한편 밈 코인은 강아지 코인뿐 아니라 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수시로 등장합니다. 그러고는 대다수 밈 코인들이 피해 사례를 남기고 사라지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인기일 때는 ‘스퀴드’ 토큰이 등장해 하루 사이 2400% 넘게 폭등했습니다. 2861달러까지 치솟았던 스퀴드 토큰은 이후 5분 만에 0.00079달러로 폭락했습니다. 이후 개발자들은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바꿔 달아났고,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모두 날렸습니다.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투자금을 가로채는 대표적인 ‘러그풀 사기’입니다.
결론적으로 밈 코인은 폭등만큼 폭락도 쉽습니다. 단순히 인기 있다고, 지금 당장 오른다고 해서 쉽게 투자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