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LG그룹에서 독립한 LX그룹의 계열 분리를 인정했다.
공정위는 LX홀딩스 등 12곳에 대한 LG그룹으로부터의 친족독립경영(친족분리) 인정 신청을 검토한 결과, 독립경영 인정 기준을 충족해 친족분리를 인정했다고 23일 밝혔다. LX그룹과 LG그룹이 각각 별개의 기업집단으로서 공정거래 관련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의미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 12곳은 기존 사명을 LG에서 LX로 변경하거나 별도 브랜드를 사용하는 등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지난달 3일 친족 분리 인정을 공정위에 신청했다.
공정위는 LG 측이 보유한 LX 계열사 지분보유율(12곳 중 4곳), LX 측이 보유한 LG 계열사(61곳 중 9곳) 지분 보유율이 각각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15% 미만이고 임원 겸임, 채무 보증, 자금 대차, 법 위반 전력 등이 없어 친족 분리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친족 분리를 통해 기업집단 LG는 전자·화학·통신 서비스, LX는 반도체·물류·상사 등 각각 경쟁력을 갖춘 주력 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독립·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복잡한 출자고리로 연결된 대기업 집단이 소그룹화돼 소유·지배구조가 명확해지고 경제력 집중이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그룹과 LX그룹은 일감 개방과 관련한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 LX판토스, LX세미콘은 LG 계열사 거래 비중이 각각 58.6% 24.2%인데, 내부 거래 비중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LG화학은 해상 운송 거래에 경쟁 입찰 제도를 전면 도입하고 LX판토스와 LX세미콘은 외부 거래처 규모 확대, 해외시장 매출 확대, 신규사업 분야 진출 등을 추진한다.
LG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내부거래위원회를 꾸려 LX 계열사와의 거래에 사익편취 규제 대상 거래에 준하는 심의 기준을 적용한다. 내부거래위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운다.
LX도 사외이사 중심의 ESG위원회를 설치해 LG 내부거래위원회와 유사한 수준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LG와 LX는 작년 7월 시행한 물류 일감개방 자율준수 기준도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친족 분리 이후 3년간 독립경영 인정 요건 충족 여부를 점검하고, 친족 분리 회사 간 부당 내부거래 등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3년 이내에 요건을 충족하지 않게 되면 친족 분리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