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으로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잘 헤쳐나가기 바란다”고 지지했다.
홍 당선인은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정치플랫폼 ‘청년의꿈’의 홍문청답 게시판에 올린 ‘제가 40년 공직생활 동안 여성스캔들이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대표를 옹호했다.
홍 당선인은 부인 이순삼씨를 언급하며 “40여 년 전에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공직생활에 들어온 이래 지금까지 여성스캔들 없이 살아온 것은 전적으로 우리 순삼이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그 당시 방만하던 검사 시절 자칫하면 옆길로 샐 수도 있었는데 엄처시하에 살다 보니 밤 11시까지는 귀가하라는 엄명에 그걸 지킬 수밖에 없었다”며 “1991년 3월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로 부임했을 때는 광주는 조폭들이 검사들을 엮는 경우가 많으니 여성 접객부 있는 술집에는 가지 말고 술도 무슨 술이든 두 잔 이상 마시지 말라는 엄명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을 지금까지도 지키고 살다 보니 여성스캔들이 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당시는 그 통제가 답답하고 부담스러웠지만 지나고 보니 참 잘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홍 당선인은 “요즘 각종 스캔들로 고초를 겪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참 안타깝게 보이기도 한다”면서 “세상 살다 보면 실수할 때도 있는데 그걸 모든 가치판단의 중심으로 치부해 버리는 세상이 되다 보니 참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남총각도 멀쩡하게 야당 지도자가 되어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는 과거 ‘여배우 스캔들’에 휩싸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배우 김부선 씨는 이 의원을 ‘가짜 총각’이라고 칭하며 총각을 사칭했다고 주장했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 징계 결정을 다음 달 7일로 미뤘다. 윤리위는 이 대표에게 내달 윤리위 회의에 출석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22일 “이 대표가 출석해 (소명을) 청취하는 절차를 일단 하는 것”이라며 “징계를 할지, 안 할지 소명을 다 들어야 한다. 징계를 결정하고 소명을 듣는 것은 아니다. 모든 윤리위 회의는 기준을 정하고 결정해 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이 대표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시간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박이자 경고라고 분석했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에게 (윤리위가) 고문을 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 어떤 결단을 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주범을 압박하기 위해 종범부터 처벌에 들어가고 2주 후라고 한 건 ‘(그동안) 결정하라’는 경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