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금리 인상까지…“2030청년 시름 깊어간다”

입력 2022-06-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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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파트 매매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던 20~30대 청년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이투데이DB)

지난해 아파트 매매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던 2030세대 청년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급등하자 ‘벼락 거지(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데 이를 보유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를 면하기 위해 아파트 매수에 나섰지만, 오히려 자산은 줄고 이자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20대 이하‧30대 청년들이 구매한 아파트는 총 2만730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매매량(4만9751가구)의 41.66%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노원구(2185가구)와 강서구(1640가구), 구로구(1322가구) 등에서 2030청년들의 매수세가 강했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 외곽지역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최근 서울 외곽지역은 집값 내림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 주(27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0.07% 하락했다. 지난달 9일 조사에서 0.02% 떨어진 이후 8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서구(-0.04%)와 구로구(-0.02%)도 각각 7주, 6주 연속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 전용면적 37㎡형은 지난달 28일 6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지난해 9월 7억 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1억 원이 떨어졌다. 구로구 신도림동 ‘신성은하수’ 전용 59㎡형은 지난달 20일 7억2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7월 같은 평형이 8억4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에 비해 1억2000만 원 하락했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에 위기를 느낀 청년들은 ‘영끌·빚투·갭투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아파트 매수에 나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투자를 한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중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28일 열린 ‘물가 및 민생 안정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금융기관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 축소에 자율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진행된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해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기성세대가 집값을 올려놓고, 정부는 집값을 잡지 못했다. 그래서 하락장을 겪어보지 못한 2030세대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불안함과 조급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원히 오르거나 내리는 것은 없다”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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