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52주 신저가 또 경신
올해 2.8조 사들인 '동학개미' 우울한 성적표
5월 이후 증권사 16개 중 10개 목표주가 하향조정
올해 들어 카카오3형제(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 49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주가 부양에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곤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는 개별 사업들의 성과는 성장을 이어갈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12%(800원) 내린 7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의 주가는 1년전 종가기준 15만8000원에 달했으나 절반 아래로 추락한 상태다. 이달 들어서만 고점 대비 18% 가량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7.85%(2650원) 급락한 3만1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3.88%(2500원) 내린 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연신 52주 최저가를 경신해오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는 이날 또 저점을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고점 대비 65%, 카카오페이는 74%가량 빠졌다.
카카오3형제의 시가총액은 올해 총 49조5000억 원 가량 줄었다. 카카오는 올해 약 20조5000억 원 줄었다. 올해 초 51조 원 대비 31조5000억 원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지난 22일엔 시총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기아에 10위 자리를 내줬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약 14조 원, 카카오페이도 15조 원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빼기 행렬이 이어졌다. 올해 외인은 카카오 1조1718억 원, 카카오뱅크 8900억, 카카오페이 3277억 등 총 2조3895억 원 어치 물량을 쏟아냈다.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는 순매도 2위(3969억 원), 카카오페이는 3위(2751억 원)에 이름을 올렸다.
외인의 물량을 넘겨받은 동학개미들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2조8467억 원 (카카오 1조7614억 원·카카오뱅크 7264억 원·카카오페이 3589억 원) 가량을 순매수 했다.
증권사들도 연이어 목표가를 낮춰 잡고 있다. 지난달 이후 카카오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16개사의 평균 적정주가는 12만2000원이다.
증권사 16개 중 10개사는 적정주가를 하향조정했다. NH투자증권(14만 원→1만 원), 한화투자증권(13만 원→11만5000원), 교보증권(12만 원→11만5000원), 다올투자증권(13만 원→12만 원), 한국투자증권(14만5000원→12만5000원), 삼성증권(14만 원→12만 원), 미래에셋증권(19만2000원→10만5000원), 유진투자증권(14만5000원→10만6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12만4000원→11만7000원), 신영증권(15만 원→12만5000원) 등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1월 1조372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달 8384억 원까지 떨어졌고, 이달엔 8208억 원으로 내려왔다.
카카오 그룹은 주가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내정자 시절 카카오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언급했다. 카카오페이는 경영진 4명 18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증권가는 외부 환경이 카카오와 같은 성장주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개별 사업 성과는 리오프닝 등의 영향으로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변수로 성장주들의 밸류가 낮아지고 있다”며 “카카오는 광고, 커머스 사업에 대한 우려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카카오의 사업은 여전히 순항 중이며 올해도 양호한 실적 성장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광고, 커머스도 함께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성장 초기단계를 지나면서 대출만기연장 부담으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고,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려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2027년 이후 업종의 내재 성장률 5%를 두배 이상 상회하는 이익 증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확대로 결제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높은 결제액 증가, 신규 금융서비스를 통한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며 “높은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