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국내 투자를 요청했다. ASML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방문했던 회사다.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 이뤄진 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ASML과 같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의 한국 내 투자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루터 총리는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ASML은 이 부회장이 호평한 회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네덜란드의 ASML과 벨기에의 종합 반도체연구소(imec·아이멕)에 가서 차세대·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낀 게 제일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중 루터 총리와 만나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방점을 찍고 있는 원전에 대해서도 협조를 구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가 신규 원전 건설 등 원전 비중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양 정상은 양국 간에 원전 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전시키기로 약속했다.
안보 문제에 관해선 윤 대통령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며 단호한 대응 입장을 밝혔고, 루터 총리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또한 양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여러 도전 요인에 대해 비슷한 입장인 우방국 간의 연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외에 루터 총리는 네덜란드 국왕의 국빈방문 초청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네덜란드를 방문할 수 있길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