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유출 리스크 관리가 회의 첫 이슈였다."
금융당국 사이에서 외화 유출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전날 진행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 금융당국 조찬간담회에서 금융당국 수장들은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 연준이 30여 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은 만큼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점검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날 미 금리인상 가속화에 따른 외화 유출 리스크를 잘 다뤄야 한다는 것이 가장 첫 이슈로 다뤄졌다"라며 "연이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금융안정을 살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공감대가 이뤄진 배경으로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우려가 꼽혔다.
올해 6월 말 국내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94억3000만 달러 줄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 시절이던 2008년 11월 117억 4698만 달러, 2008년 7월 105억7532만 달러가 줄어든 이후 13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2월 2억4000만 달러 순증한 것 이외에는 8개월째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3월 말 39억6000만 달러, 4월 말 85억1000만 달러, 5월 말 15억9000만 달러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6월 말 외환보유액 감소분이 약 10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외화 자금 유출을 선제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한은의 '2022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중 주식 또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순유출이 발생하는 중이다. 4월 42억6000만 달러, 5월 12억9000만 달러가 유출됐고 올해 상반기에만 총 95억2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 신용등급 하락(2011년)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2015년) △북한 리스크(2017년) △미ㆍ중 무역분쟁(2018년)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등 리스크 이벤트가 발생하던 시기마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단기간 대규모로 순유출됐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섬에 따라 한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감에도 외화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국 경제 상황이나 달러 인덱스를 살펴봤을 때 외환보유액이 쭉 빠지는 추세는 맞다"라며 "다만 전체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를 넘는 만큼 아직 펀더멘탈은 충분하고, 완충 역할을 하면서 리스크에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