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채권에 관심을 갖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는데요.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채권 투자, 어떻게 해야 하고 유의해야 할 점은 뭘까요?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데요. 금리가 인상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미 발행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은 발행금리가 높기 때문에 이자 수익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1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45%를 기록하면서 2011년 8월 4일(3.77%) 이후 10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연초 3년물 금리는 1.8%대 수준이었는데요. 4월 3%대로 크게 뛰었습니다. AA급 우량기업의 3년물 회사채 평균 금리 역시 4%대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이에 투자처를 찾던 개인투자자들은 채권 시장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1만 원 전후의 채권 소액투자까지 가능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문턱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회사채를 총 2조7777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조2265억 원에서 126.5% 증가한 수준입니다. 국채 투자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국채 규모는 662억 원이었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6893억 원 수준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먼저 증권사 등을 통해 직접 국채를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CMA(종합관리자산계좌) 통장을 만든 후 최소 100달러부터 거래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국채의 경우 1000원 단위로 거래가 가능합니다. 다만 직접 투자는 매수, 매도 타이밍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데 개인투자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채권 초보자의 경우 국채 ETF 등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나 한국 국채 ETF를 통한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국채 ETF의 경우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변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 상장된 미국 국채 ETF를 사면 달러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지만, 운용보수는 더 높은 편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에 투자하는 고액자산가 입장에서는 현재 투자가 기회라고 인식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번 증시 하락으로 주식에서 손실을 본 것을 만회하는 식의 이유로 주식을 팔고 채권으로 이동하려 한다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증시 하락이 경기 침체의 이유로 빠진다면 채권이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을 할 텐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생긴 것이라 (다르게 봐야한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여기에 베이스를 둔 채권금리도 오른다. 채권가격은 반대로 내려가면서 안전자산의 역할보다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채권가격이 매력적이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분기 이후의 시장상황을 보며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지만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금리상승 리스크가 있다고 본다. 그 이후로는 물가만 어느 정도 안정되면 경기 상황이 아주 좋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나쁘진 않은 여건이 될 수도 있다”며 “3분기 말(9월)이 이를 가늠하기에 정확한 시점이 될 수 있을지 단정하긴 어렵지만 우선 그 쯤 되면 내년 채권 발행계획도 나오는 만큼 이를 확인하며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