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선출 과정, 몇 달 걸릴 듯
존슨 영국 총리는 7일(현지시간) 총리 관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새로운 리더를 선택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며 “새 지도자가 뽑힐 때까지는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영국 내각에서 50명 이상의 장관과 고위 보좌관이 사임하면서 정부가 마비 상태에 빠진 이례적인 36시간 뒤에 나온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 대표에서 사임했으며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예정이며, 이 과정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그는 “새 지도자를 뽑는 과정은 지금 시작돼야 한다”며 “구체적 일정이 다음 주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후임 총리로는 우크라이나 위기 대응으로 평가가 높아지는 벤 월러스 국방장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경제정책으로 후한 평가를 받은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통상정책에 정통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존슨 총리는 계속되는 스캔들로 리더십에 금이 가면서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봉쇄 조치가 펼쳐진 와중에 총리 관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 규제를 위반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뒤늦게 밝혀졌다.
‘파티 게이트’로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 이달 초에는 성 비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 핀처 하원의원을 보수당 부총무로 임명하는 등 감싸줬다는 것이 발각돼 새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달 당내 신임투표에서 가까스로 과반 지지를 얻어 총리직을 유지했지만, 내각 주요 인사가 줄줄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누가 후임으로 오든 새 총리는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악화하는 경기 등 악조건 속에서 정권을 운영하게 된다고 WSJ는 지적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5월에 9%를 넘어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고 스코틀랜드에서는 독립파가 주민투표를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를 완료하고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극복하는 최전선에 있었지만, 치욕스럽게 물러나게 됐다고 WSJ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