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서초구 아파트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영향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초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2주 연속 상승이다. 서초구 아파트값은 3월 21일 0.01% 오르면서 상승 반전한 뒤 15주 연속 오르고 있다.
신고가 거래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135㎡형(14층)은 지난달 14일 55억90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 아파트 비슷한 층 매물(16층)은 4월 53억 원에 거래됐다. 2개월 새 2억9000만 원 오른 셈이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 그랑자이’ 전용 84㎡형(11층)은 지난달 6일 29억5000만 원에 신고가를 고쳐 썼다. 이 평형 종전 최고가는 4월 25억8000만 원(9층)이었다. 2개월 새 3억7000만 원 올랐다.
서초구와 더불어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송파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수요가 서초구로 향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강남·송파구는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각 지자체장에게 매수 허가를 받아야 거래할 수 있다. 주거용 토지의 경우엔 실거주해야 거래할 수 있어 실수요 외 투자 수요 유입이 원천 봉쇄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부분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여기에 애초 아파트값이 높아 현금 부자들만 거래가 가능한 지역이어서 현재 대출 강화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