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9일 기준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 8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본·홍콩·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태국·베트남 8개국에서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끄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우영우가 이처럼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장애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드라마는 자폐를 인물이 가진 다양한 특성 중 하나로 다루고 있습니다. 우영우는 장애 때문에 부끄러워하거나,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우영우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늘 당당하게 밝힙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도 장애를 불편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장애를 가볍게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는 자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드러내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드라마 속에서 우영우는 자폐인 동생이 의대생 형을 죽인 것으로 오해받는 사건을 맡게 되는데요.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 지금도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이라는 글에 수백 명이 ‘좋아요’를 누릅니다. 그게 우리가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 우영우는 정신질환자를 살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분류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합니다. 자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작품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공존합니다. 극 중에서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캐릭터로 그려지는데요. 이는 과거 서번트 증후군을 소재로 했던 ‘굿닥터(2013)’를 떠올리게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자폐의 천재적인 면만 강조한 설정이 현실과 거리가 먼데다 장애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런데도 대다수 시청자는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우영우를 보면서 ‘힐링’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제 몫을 해나가는 우영우와 그런 우영우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주변 캐릭터들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겁니다.
1994년에 태어난 모스는 3살 무렵부터 100 피스의 퍼즐을 맞출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4살까지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모스는 결국 병원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는데요. 그러나 모스에게 장애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15세의 나이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한 책을 써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죠.
모스는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2018년 5월 마이애미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2019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모스는 로펌 ‘Zumpano Patricios’에 채용돼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국 언론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플로리다 최초의 변호사”라고 모스를 소개했습니다.
한국에도 제2의 ‘모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변호사의 자격요건과 결격사유에 정신적인 문제와 관련된 사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문제로 인해 피성년후견이나 피한정후견인 선고를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변호사로 일할 수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더라도 자격만 얻으면 변호사로 일할 수 있는 겁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영어 제목은 ‘Extraordinary Attorney Woo’입니다. Extraordinary는 ‘놀라운, 비범한’이라는 뜻을 가졌는데요. 한국 제목보다 우영우의 특별한 면이 더 강조되는 듯합니다. 작품이 끝날 때쯤에는 우리 사회가 우영우를 ‘이상한 변호사’가 아니라 ‘특별한 변호사’로 바라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