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 향상으로 육류 소비 늘자 롯데마트ㆍ이마트ㆍ대상네트웍스 등 참여 업체 늘어
참치 브랜드 대명사인 동원그룹이 소ㆍ돼지 등 정육으로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미트큐딜리버리 Fresh택배’를 론칭했다고 14일 밝혔다. 소비자가 정육점이나 온라인 식품몰 등 중간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동원홈푸드로부터 직접 고기를 배송 받는 서비스로, 이용 고객은 동원홈푸드가 취급하는 한우, 한돈은 물론 전 세계 각지의 수입육 등을 주문 후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지역 정육점과 연계해 고기를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온라인 배달앱 ‘미트큐 딜리버리’를 론칭했는데, 이 서비스는 제휴 정육점과 소비자를 연계해 주는 O2O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동원홈푸드가 직접 고기를 배송하는 ‘미트큐딜리버리 Fresh택배’와는 차이가 있다. 서비스 지역 역시 ‘미트큐딜리버리’가 현재 70여개의 정육점과의 제휴로 현재 서울과 경기, 충청 일부에 만 서비스하는 것과 달리 ‘미트큐딜리버리 Fresh택배’는 전국이 대상이다.
앞서 동원그룹의 온라인 사업을 맡고 있는 동원디어푸드는 지난달 신선육 브랜드 ‘육백점’을 론칭하기도 했다. ‘육백점’은 동원홈푸드 산하의 축육부문이 보유한 자체 육가공장과 전국 유통망 등을 활용해 모든 유통 단계를 직접 관리하고, ‘당일 생산, 당일 출고’를 원칙으로 고객 주문과 동시에 발송한다. 국내산 한우와 한돈은 물론 미국, 호주산 등 다양한 산지의 고기를 취급하며, 자체 식품 온라인몰인 ‘동원몰’과 ‘더반찬&’에서 팔며 일부 수도권에서는 새벽 직배송도 가능하다.
전국의 6개 육가공장을 보유한 동원그룹은 2015년 B2B 온라인몰 금천미트를 인수해 축산사업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B2C 축산물 가공 기업 세중을 인수하고, 금천미트를 운영하는 금천사업부와 합쳐 축육부문을 신설해 강동만 대표를 선임하고 본격적으로 축육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통상 대형마트나 경쟁사들이 여러 번의 도소매 업체를 거치는 것과 달리 당사는 유통과정을 줄여 신선도가 높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면서 “최근 물가가 치솟으며 유통 단계를 낮춰 가격 경쟁력이 높은 당사 사업이 인기를 끌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이 축산·정육업에 힘을 주는 것은 국내 소득 수준 향상으로 육류 소비량이 늘어난 가운데 관련 사업이 절대 강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점이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31.9kg였지만 2019년에는 54.6kg으로 약 71% 급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자로는 정육각 등 스타트업과 대형마트가 꼽히지만, 대형마트도 도소매업체로부터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받아 직접 유통에 참여하는 비중은 낮다.
육류 소비 급증에 따라 시장 참여 업체도 계속 늘고 있다. 2016년 설립돼 고기와 수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D2C 기업 정육각은 지난 3월 대상그룹의 자회사 초록마을을 인수해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했다. 전국 지점 400여개를 마이크로 풀필먼트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정육점과 소비자를 연계해주는 ‘고기나우’를 통해 정육 O2O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대상네트웍스도 서울 3개구에 한정됐던 서비스 범위를 지난달 서울 전지역과 경기도 19개시, 대전, 대구, 광주, 김해, 청주, 포항 일부까지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2020년부터 직접 경매에 나서 유통 과정을 줄인 D2C 브랜드 ‘3일 돼지고기’를 론칭해 운영 중이다. 지난달 관련 매출이 60% 성장하자 기존 월 400마리에서 40% 가량 물량을 확대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이지스투자파트너스와 수입소고기 유통사 오케이미트를 사들였다. 2000년 설립된 오케이미트는 호주와 미국에서 소고기를 수입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 등에 판매하는 업체로 이마트는 이번 인수에 따라 수입 소고기 유통 과정을 단축시켜 신선도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