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배우 정호근이 내림굿을 받게 된 사연을 전했다.
15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배우에서 무속인의 삶을 사는 정호근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정호근은 “어느 날 촬영장에서 뭐가 보이기 시작했다. 장군이 보이고 뒤에서 장신구 달린 여자가 보고 있다. 연기를 고사하고 사람이 떨게 되더라”라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니 잘릴 것 같더라. 가족을 생각하면 이런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를 악물고 참았다”라고 처음 신을 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참았는데 내가 거부하면 밑으로 내려간다는 거다. 그건 내 자식에게 간다는 거다”라며 “그래서 내가 모시겠다고 넙쭉 엎드렸다. 그렇게 내림굿을 받고 오늘까지 오게 됐다”라고 전했다.
정호근은 “이건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신이 보이는 순간 자아가 깨진다. 나는 오랜 시간 묵힌 신을 내 팔자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젊은 애들한테 보이면 자아가 흔들리고 정신적 혼란이 올 수 있다”라며 자녀들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특히 정호근은 자신의 이러한 상황을 걱정해 가족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20년째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렸다. 내림굿 역시 가족들이 미국에 있을 때 받았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
정호근은 “제가 첫째와 막내를 잃었다. 오 남매 중 미숙아로 태어난 첫째는 4살이 못되어 갔고 막내아들은 쌍둥이였는데 미숙아로 태어나 3일 만에 갔다”라며 “그걸 다 지켜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내게 많이 온다. 아무래도 같은 상황을 겪었으니 내가 말을 하면 더 깊이 와닿는 듯했다. 나를 이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시련을 준 게 아닌가 생각해봤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정호근은 이르게 떠난 아이들의 죽음이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여겼다. 이를 전해 들은 오은영 박사는 “자녀를 이르게 보내면 어떤 부모든 다 자기 탓 같다. 아이가 이르게 태어나 모든 장기가 영글지 않았기에, 의사로서 그건 정호근 씨의 탓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