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뒤 설훈도 맞불 출마…"분열 멈춰 세우겠다"
당권 레이스 막 올라…'어대명' 대 '세대교체' 대결 주목
최고위원 두고도 '친명' 대 '반명' 경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오후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신뢰와 기대 속에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래, 유능, 강함, 혁신, 통합 등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특히 계파 정치와 관련해 "통합정치를 하겠다"며 "계파공천, 공천학살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의원 출마를 조건부로 내걸었던 5선의 설훈 의원도 이 의원 기자회견 1시간 뒤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며 "지금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도 없다. 목숨 같던 청렴과 도덕성은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도 부정하고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이 의원과 설 의원을 비롯해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강병원ㆍ강훈식ㆍ박용진ㆍ박주민 의원이 있다. 그 밖에 김민석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출마사표를 던졌다.
경선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과 '세대교체' 간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애초에 반명(반이재명) 진영에서는 이 구도를 짜고 대응해왔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홍영표, 전해철 등과 이재명이 붙으면 결국은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밖에 안 된다"며 "대신 97그룹이 출마해 프레임을 바꿔 이 의원을 압박하는 쪽으로 전략을 짰다"고 귀띔했다.
이 의원은 통합과 민생, 그리고 혁신을 위한 강한 지도력을 내세우며 표심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97그룹들은 책임 정치와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등을 강조하며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관건은 예비경선이다. 본선에서 대결할 세 명이 누구냐에 따라 판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서는 이 의원의 통과를 '상수'로 보고 나머지 두 명이 누가 될지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박용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 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대 '반명' 구도가 된 최고위원 자리 쟁탈전도 치열하다.
친명계에서는 재선 박찬대 의원이 러닝 메이트로 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정청래ㆍ서영교 의원과 처럼회 소속 초선 장경태ㆍ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도 있다.
반대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초선 윤영찬 의원과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초선 고민정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호남을 대표하는 송갑석 의원,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의 위원장인 고영인 의원 등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밖에 원외에서 박영훈 전 전국대학생위원장, 김지수 당 그린벨트공동위원장,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