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재단중앙회ㆍ한국벤처투자, 여성 임원 전무
기관장 모두 남성, 이영 장관 홀로 유리천장 뚷은 셈
첫 여성벤처기업 출신인 이영 중기부 장관이 취임 두달째를 맞이했지만, 산하 공공기관들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산하 기관 11곳 중 9곳은 여성 사내이사 없이 대부분 사외이사 1~2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장 11명 역시 모두 남성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 홀로 유리 천장을 뚫은 셈이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중기부 산하 기관 11곳 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제외한 9개 기관에서 여성 상임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임 임원을 포함한 여성 임원은 전체 107명 중 18명에 그친다. 비율로 따지면 17%다. 올해 1분기 기준 공공기관 전체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인 25%에 비해 훨씬 낮다.
특히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한국벤처투자는 상임, 비상임 여성 임원을 1명도 두지 않았다. 이 두 기관은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여성 임원이 선임 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알리오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2조에 따라 최근 5년 간의 경영 정보만 공개한다.
여성 상임 임원이 있는 기관 역시 남성보다 그 인원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남녀 각각 1명의 상임 임원을 두고 있지만, 비상임 임원은 남성이 9명, 여성이 1명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남성 상임 임원이 3명, 여성 상임 임원이 1명으로, 비상임 남성 임원은 2명, 여성 임원은 아예 없다.
공영홈쇼핑과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은 모두 비상임 여성 임원 1~2명을 두는 수준에 그쳤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경우 여성 비상임 임원이 3명이었으나, 남성 비상임 임원인 12명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적었다.
올해 8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 법인의 경우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다. 여기에 해당하는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은 기보와 중진공이다.
기보와 중진공은 7월 현재 각각 여성 비상임이사 2명, 1명을 뒀다. 중진공의 유일한 여성 임원인 정송이 이사는 지난 4월 9일자로 임기가 만료됐다. 중진공 관계자는 “현재 기관의 비상임이사 8명 중 6명의 임기가 만료돼 신임 이사를 선임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기 전까지 기존 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한 국정 과제로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을 많이 끌어올렸다”면서 “형식적으로라도 사외이사가 한 명씩은 들어갔으니 앞으로 더 긍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기업과 사회 전반에서 여성 임원이 적거나, 여성이 승진 사다리에 오르지 못하는 대표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사실 이공계를 졸업해 벤처 창업을 거쳐 장관이 된 이영 장관 같은 사례가 유니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