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 공성전’ 임박?...이준석 “양두구육”

입력 2022-07-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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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쳐.

윤석열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말한 문자 메시시가 유출된 후에도 침묵을 지키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입을 열었다. 그는 ‘카메라 사라지면 윽박’,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이라는 말을 하며 그동안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말했던 윤 대통령을 돌려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릉도 사진과 함께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팝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정상배(政商輩)는 정치권과 결탁하거나 정권을 이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무리라는 뜻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정상배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말은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한 것으로,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이어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적으며 짧은 글을 마무리했다. 여의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그 섬’과 솔직한 ‘ 이 섬’ 울릉도를 대비시켜 정치권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침묵을 지키던 이 대표가 강한 어조로 반격에 나서면서 대통령실의 ‘이준석 달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 해당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침묵을 지킨 대통령실은 하루가 지난 뒤에야 고위관계자 명의로 ‘오해’라며 이 대표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가 불편함 심기를 표출하면서 이른바 ’용궁’을 상대로 ‘공성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용궁’은 용산 대통령실을 일컫는 말로, 과거 청와대에 빗대 ‘용와대’로 불리기도 한다. ‘공성전’은 이 대표가 불공정 이슈를 공론화해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는 행동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용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메시지가 결국 윤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메시지를 내기 전 측근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전 준비를 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앞서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만남을 요구하는 등 담판을 지으려는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윤핵관과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려면 윤 대통령과의 직접 대면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이 대표가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내부총질’을 확인시켜주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는 이 대표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꽤 많다”면서 “자칫하다간 ‘거 봐라. 이준석 또 분탕질이지’라는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일환 이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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