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대체육 신제품인 식물성 캔햄을 공개했다. 신세계푸드는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동물성 햄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기존 햄 제품과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대체식품의 장점을 돋보이게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세계푸드는 28일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의 신제품인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햄을 선보였다.
신제품은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다. 일반적인 캔햄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인 아질산나트륨은 없다. 아질산나트륨은 가공육 제조 과정에서 고기 특유의 붉은 색을 내기 위한 발색제와 유통 기간을 늘리기 위한 보존제로 쓰인다.
신세계푸드는 이날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유해성을 강조했다. 실제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 있던 스크린에 “아질산나트륨은 2015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됐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아질산나트륨은 동물성 단백질인 아민과 만나면 1급 발암물질이 된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기존 동물성 햄 기업들이 불편해 할 수 있다. 과거 테슬라가 전기차를 출시할 때 내연기관 자동차를 내놓은 업체들이 불편한 것과 비슷하다”라며 “지금은 테슬라 덕분에 포르쉐, 현대차 등도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이어 “(유해성, 환경 때문에) 스팸을 처음으로 내놓은 미국 호멜사도 대안육을 개발하고 있다”며 “(미국 호멜사를) 경쟁사라기보다는 푸드테크 혁명을 만들려고 하는 동반자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세계푸드는 신제품을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인 '더 베러(The Better)'에 선보이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진출한다. 그동안 베러미트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주로 판매됐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식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대체육 전문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푸즈를 통해 미국의 선진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가공식품을 만들 때도 베러미트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자사의 올반 간편식 중 가공육이 사용되는 제품을 베러미트로 교체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송 대표는 대체식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인류 건강 △동물 복지 △지구 환경 등을 꼽았다. 송 대표는 환경과 관련해 “인류가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하는 소 15억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약 15%를 차지한다”라며 “이는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내년 초까지 (베러푸즈에) 11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라며 “미국 시장에서 직접 공장을 운영할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사업을 할지 등에 따라 소요 자금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푸드의 적극적인 행보로 대체식품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식물성 식품 사업 매출을 2000억 원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농심은 지난해 선보인 대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상품 라인업을 최근 40여 개까지 늘렸다. 올해 5월에 문을 연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의 지난달 방문객은 1000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