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계 투톱인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관련업계의 예상치를 밑도는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06년 상장 이래 두 번째 적자다. 이는 최대 매출 지역인 중국에서 부진한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결과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부진 탈출을 위해 북미 등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28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9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2006년 상장 이후 지난 2020년 4분기에 이어 두 번째 적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3% 줄어든 1조264억 원에 머물렀다.
주력 계열사 중 한곳인 아모레퍼시픽도 올해 2분기 19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19.6% 감소한 9457억 원이다.
LG생활건강의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1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나 줄었다. 매출은 같은 기간 7.9% 감소한 1조8627억 원이다.
뷰티 사업의 부진이 뼈아팠다. 뷰티 사업의 2분기 매출은 8530억 원, 영업이익은 933억 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23.6%, 57.4% 줄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머지 사업군들의 실적은 양호하다는 점이다. 에이치디비(홈ㆍ데일리뷰티)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한 5434억 원,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596억 원이다. 리프레시먼트(음료)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한 4664억 원, 영업이익은 10% 증가한 637억 원이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실적이 하락한 이유는 최대 매출 지역인 중국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상하이 등 현지 주요 도시에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영업 활동에 타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에서의 부진으로 2분기 해외 사업 매출이 32.3% 하락한 2972억 원에 머물렀다.
최근 중국 내 사업이 상당 부분 정상화됐음에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표정은 밝지 않다. 현지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두 회사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북미 시장은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거점 지역 중 한곳이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미국 화장품 기업인 뉴 에이본을 시작으로 피지오겔, 더크렘샵까지 잇달아 인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는 지난 해 방탄소년단(BTS)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해 현지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였다. 성과는 일찍이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북미시장에서 매출이 6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