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배후 의혹은 옛말”...마크롱, 사우디 왕세자와 전쟁여파 축소 논의

입력 2022-07-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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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왕세자에 에너지 공급 관련 지원 요청
서방, 내달 3일 OPEC+ 회동서 사우디 증산 확대 기대 걸어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파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29일(현지시간) 엘리제 궁이 밝혔다.

AF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엘리제 궁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의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엘리제 궁이 배포한 성명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지만, 이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에 유럽이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 공급 다변화를 위해 사우디와 공조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엘리제 궁은 마크롱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일대일 만찬을 하면서 “사우디에서의 인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반체제 언론인이었던 자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거론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8년 자국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후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배척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부터 그리스와 프랑스 등 유럽국가를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그의 유럽 방문은 2018년 10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무함마드는 이틀 전 방문한 그리스에서도 특별 환영식을 받았다.

이에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란에 무함마드 왕세자에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그의 국제적 입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들과 좌파 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초청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원유 증산 여력이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특히 내달 3일 있을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의를 앞두고 서방 국가들은 사우디의 증산 규모 확대 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만찬 자리가 있기 전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내달 3일 OPEC+ 회동에서 긍정적인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우디가 증산 규모를 확대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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