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인 철광석 가격 하락에 하반기 철강업계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한 원자잿값이 반영됐던 조선용 후판, 자동차용 강판 등의 가격 인하가 유력해지면서 철강사들의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지난달 28일 기준)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2개월 사이 2조 원에서 1조6482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3개월 전인 4월 추정치와 비교해 17.4% 감소한 셈이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6197억 원)과 비교해 8.6% 하락한 5664억으로 집계됐다.
이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7월 1톤당 200달러였으나 올해 6월 144달러, 이달 들어 100 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현재 철광석은 1톤당 115만 원 선이다. 이러한 약세에 철강 제품 가격 또한 인하하는 수순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제철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후판 값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정한 현대제철 후판사업부장(상무)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와 최근 파업의 영향으로 하반기 조선사 수요는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후판 시장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며 “하반기 후판 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철강업계는 자동차 강판은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한편, 조선용 후판은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은 톤당 15만 원을 인상하기로 합의됐다. 이를 두고 철강업체는 원가 상승이 나타났던 만큼 하반기에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철강업체들은 하반기 톤당 10만 원 수준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철강업체는 조선업체와 가격 협상에서 인하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조선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적자에 시달리는 까닭에 원가의 20% 비중인 조선용 후판의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철강업계는 최대한 가격 인하 폭을 낮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그룹은 2020년에 이어 2년 만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또, 지난 3월 신설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국내 민간기업 최대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기둔화, 철강 수요 감소 우려 등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기반으로, 3년 만기 7억 달러는 미국 국채 대비 +160bps, 5년 만기 3억 달러는 +185bps의 유리한 가산금리로 발행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