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5단지에 타워팰리스급 임대주택 만들겠다"
민선 8기 핵심정책 ‘약자와의 동행’ 주거 분야 구체화
“이제 저소득층만을 위한 임대주택이 아니다. 계층별로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한다는 게 미래 주택 공급의 핵심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전 싱가포르에 위치한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이하 피나클)을 방문해 “하계5단지를 피나클처럼 타워팰리스급 고밀 재건축 임대주택을 짓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간 색안경을 끼거나, 가급적 피하고 싶었던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꾸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관광·업무지구 마리나베이와 약 3㎞ 떨어진 도심에 위치한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은 서울로 치면 최초의 임대아파트인 하계5단지와 같은 곳이다. 싱가포르는 주택개발청(HDB)이 공급한 가장 오래된 주택이었던 이곳을 2009년 허물고 초고층 고품질 공공주택을 조성해 도심에서 일하는 중·저임금 근로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했다. 피나클은 50층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알려져 있다. 총 7개 동에 현재 1848가구가 살고 있다. 26층과 50층은 스카이브릿지로 연결됐다.
오 시장은 “하계5단지를 당초 용적률 93.11%에서 재건축을 통해 435%를 확보해 50층으로 올리면 입주가구도 기존 600가구에서 1600가구로 늘어난다”며 “수영장이나 헬스클럽, 커뮤니티시설을 제공하겠다. 우리가 더 잘 만들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4월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하계5단지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로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오 시장은 “말로만 들었을 때와 와서 보니 차이가 있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공주택이 있는 건 상상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에 구현된 단지를 보면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 시장은 하계5단지에 부모·자녀·손자녀가 ‘한지붕 두 가족’ 형태로 함께 사는 ‘3대 거주형 주택’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오 시장은 “3대 거주형 주택은 시범사업으로 극히 일부가 될 것”이라며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 반응을 보고 추후 지어지는 임대 주택 재건축 단지에 계속 적용할지 융통성 있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오 시장은 민선 8기 핵심 정책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4대 정책의 하나로 주거 분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도시정상회의(WCS) 개회식에 참석, 특별연설을 통해 “서울을 ‘약자 동행 특별시’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