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투데이가 2019~2022년 6월 주요 명품 브랜드(샤넬, 구찌, 루이비통,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디올, 에르메스, 몽클레어,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롤렉스, 펜디) 12개에 대해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에 접수된 위조 의심상품 감정의뢰 건수를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감정의뢰 1위 브랜드는 샤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구찌, 루이비통이 2, 3위를 차지해 인기 브랜드일수록 '짝퉁 불안' 현상이 뚜렷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샤넬은 2019년 76건, 2020년 112건, 2021년 71건, 올해 상반기까지 33건으로 총 292건을 기록했고, 구찌는 같은기간 68건, 98건, 55건, 24건으로 총 245건, 루이비통은 48건, 56건, 53건, 26건으로 총 183건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발렌시아가, 디올, 입생로랑 등이 각각 85건, 75건, 74건 등으로 감정 의뢰건수가 많았다.
소비자 불신의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거의 막히면서 해외 직구나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해 온라인 명품 시장은 커졌지만 이렇다 할 공식적인 검증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 한국지사와 직접 거래를 하는 백화점이나 브랜드 하나를 들이더라도 공항공사 등 유관부처의 승인을 받고 직매입하는 면세점과 달리 머스트잇, 발란 등 명품 커머스는 직매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짝퉁 논란이 불식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간 벌어진 가품 티셔츠 짝퉁 논란과 함께 발란에서도 가품 리스크가 터지는 등 주요 명품 짝퉁 논란은 대부분 온라인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병행수입업체 등을 통해 상품을 들여오면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불확실한 매입 경로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고 설령 가품이라고 할지라도 환불 등 과정이 복잡하다.
그럼에도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직전 연도 같은기간과 비교해 7.2% 증가한 약 1조 747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 차지 비중은 10.6%로 두 자릿수를 처음으로 넘겼다.
주요 명품 플랫폼들은 가품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가격 거품, 짝퉁 논란 등 악재 홍역을 치른 발란은 최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오프라인 점포 '커넥티드 스토어'를 열며 신뢰 쌓기에 나섰다. 발란이 직매입한 상품을 비치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기반의 명품 커머스를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에 오감을 통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신뢰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명품 유통 플랫폼 '구하다'의 활동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약 50여 개 유럽 부티크와 직계약을 맺고 부티크가 보유한 명품 데이터를 실시간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 기술로 제공받는 '구하다'는 가품 이슈 없이 낮은 결품률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에게 직관적인 명품 구매 경험을 제공한다. 그 결과 현재 △GS샵 △롯데온 △현대H몰 △SSG닷컴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등 다수 대기업 몰에 명품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머스트잇과 협약을 맺고 유럽 현지 부티크의 명품 데이터를 API 형태로 연동해 유럽 현지 소싱 채널을 확대한다. 유럽 부티크로부터 1시간에 최대 2000여 개 이상의 제품 데이터를 공급받는 구하다를 통해 일주일에 약 20만 개 이상의 뉴 시즌 명품과 컨템포러리 브랜드 제품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쓱 럭셔리'를 론칭하며 명품 카테고리를 확대한 SSG닷컴은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 전문관을 명품 전문관 안으로 이동시켰다. 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8만여 개 상품을 한 곳에 모아 편리하게 살펴볼 수 있고 의류, 잡화를 포함해 시계 및 주얼리까지 발급 범위를 넓혔다. 만약 SSG개런티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 200% 보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경험한 온라인 소비 경험이 쉽사리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명품 플랫폼들의 진검승부는 오히려 거품이 빠진 지금부터라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