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3번 '빅스텝'...시멘트값 10만원대 ‘초읽기’

입력 2022-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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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값, 1년 만에 7만5000원→10만5000원
삼표 "전방위적 경영 악화 압박 견딜 수 없어"
나머지 시멘트 6개 사 인상 단행 가능성 커져
대내외적 복합적인 위기 맞은 시멘트업계

▲강원도 삼척시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 (사진제공=삼표시멘트)

시멘트 가격이 내달 톤(t)당 10만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까지 7년 동안 유지됐던 톤당 7만5000원 시멘트 가격이 1년 사이에 3번이나 줄인상 되면서 무려 40% 급등하게 됐다. 원자재를 포함한 물류비, 전력비, 환경투자비 등이 전방위적으로 뛴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9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11.7% 인상한다고 레미콘 업체들에 통보했다. 이에 내달부터 삼표시멘트가 공급하는 포틀랜드 시멘트(OPC) 기준단가는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뛴다. 삼표시멘트는 이번 인상에 대해 레미콘업계와의 가격 인상률 조정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시멘트업계는 가격인상안을 발표한 뒤 레미콘업계와 협상을 통해 인상률을 조정하는데, 이 절차를 거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삼표시멘트가 협상 테이블 없이 단호한 자세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시멘트 생산과 관련한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유연탄 및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과 유가 상승에 따른 선박 운임을 포함한 물류비용 증가, 전력비 상승 등 원가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부득이하게 시멘트 공급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 7년여간 시멘트 가격을 동결해 온 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모두 3차례 가격 인상에 나서게 됐다. 올해 2월에는 쌍용C&E를 시작으로 도미노 인상에 나서면서 시멘트 값이 평균 15%가량 올랐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가격 인상에 업계 1위 쌍용C&E가 아닌 삼표시멘트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시멘트는 레미콘 제조·판매업체인 삼표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레미콘과 시멘트 업체를 모두 보유한 삼표그룹 입장에선 시멘트 가격 인상 등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번 인상에 주도적으로 나선 건 그만큼 경영난이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삼표시멘트의 주요 매출처는 삼표산업이지만, 시멘트 업계 차원에서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돼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삼표시멘트의 ‘빅스텝’에 나머지 6개 시멘트사들도 줄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유연탄 구매 및 시멘트 생산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쌍용C&E가 18% 인상안을 발표하자, 나머지 6개사는 한 달 사이 17∼19% 인상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한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삼표시멘트의 인상 조치를 주목하고 있다”며 “하반기 인상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표의 결정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시멘트업계는 대내외적 복합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시멘트 생산 원료인 유연탄은 올 초 톤당 173달러 수준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지난달 28일 기준 톤당 419달러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업계의 전체 영업이익은 4609억 원에 불과한데 유연탄을 사들이는데 1조 1937억 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연탄 가격 급등을 포함해 화물연대의 막대한 매출손실, 안전운임으로 물류비 상승, 전력요금 인상, 환경투자 및 안전 관련 소요 비용 등의 압박으로 상반기 경영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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