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당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차기 당 대표의 임기는 이준석 대표의 잔여임기인 내년 6월까지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또 다시 당헌당규에 손을 대서 이러쿵저러쿵하면 논란이 길어지고 당내 분란이 더 커진다. 위인설법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조해진 하태경 의원이 '비대위 일정을 이준석 대표 복귀 시점인 내년 1월 초까지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떨어지는 지지율을 다시 어떻게 높일 것이냐를 기준으로 무엇이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지 판단해야 되는 것이지, 특정인이 다시 복귀하느냐 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건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비대위 기간과 관련해서는 "최단기화해야 한다"며 '2개월 안팎의 비대위'를 거쳐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를 장기화시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계속 비상 사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걸 자인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집권여당이 대통령 임기 초반에 비대위를 구성하는 자체가 정말 어이가 없는 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므로 이런 상황을 조기에 해소해서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9월말∼10월초까지 비대위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온다'는 질문에 "그런 의견도 당내에 많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8월말에 당 지도부를 정상적으로 구성해 정기국회 기간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정통성을 갖게 될 텐데, 집권당에서 장기간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면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과 직접 맞상대 하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 부담이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뽑는 지도부와 서로 카운터파트를 하면서 때로는 협상도 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다투면서 결론을 만들어가야 하는 게 정상적 과정"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당내 의원들에게 들어보면 지금으로서는 당내 인사를 하는 게 좋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임시 관리 비대위를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당내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것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당 안팎에서 대통령실 인적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정부에서 각종 정책을 엇박자 내기도 하고 입학연령을 갖고 여러가지 논란을 키우고 있는데 이렇게 민심을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한 것이 여러 군데서 노정이 되고 있다"며 "정부 사이에서 재정비와 쇄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인사권자이니까 충분히 잘 고려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