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준선 안국약품 명예회장 별세…향년 85세

국내 제약업계 1세대 경영자로 53년 동안 안국약품을 이끌어 온 어준선 명예회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故) 어준선 명예회장은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향남제약공단을 개발해 중소제약회사의 GMP 공장건립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2009년 한미 FTA, 생동시험 파문, 포지티브 리스트 등 어려움에 놓였을 당시 한국제약협회 회장을 맡아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현안 해결과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37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한 고 어준선 명예회장은 대전고등학교,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농, 오양공사에서 일을 하던 중 서울약품의 파견관리이사를 맡은 것이 인연이 돼 1969년 부실화된 상태의 안국약품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제약인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우수의약품을 개발, 보급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한다는 신념으로 제품 개발에 매진해 첫 번째 의약품 기침약 ‘투수코친’을 선보였다. 1981년 먹는 시력감퇴 개선제 ‘토비콤’을 발매해 국민 눈 건강을 위한 제품을 선보였고, 이후 업그레이드 된 ‘토비콤-S’를 개발로 안국약품의 대표 제품이자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제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국내기업이 외국에 헐값에 팔리는 것을 막는 ‘자산재평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또한 의약분업이라는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1년 연기해 안정적으로 의약분업을 시행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0년 4년간의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온 어 명예회장은 직접 의약품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푸로스판, 애니펜, 레보텐션, 시네츄라, 레보살탄, 레토프라 등 차별화된 전문의약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러한 우수의약품 개발과 보급에 대한 노력을 높게 평가받아 2001년 대한민국 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후학을 위한 지원에도 힘써 모교인 보은중학교와 중앙대학교에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영균씨와 아들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어광 안국건강 대표, 딸 어연진, 어명진, 어예진 해담경제연구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17호다. 영결식은 6일 오전 6시, 발인은 오전 6시30분에 진행된다. 장지는 충북 보은군 탄부면 매화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