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압박 수위 최고조
반도체 원료 수출 중단으로 경제보복도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폭풍이 거세다. 중국은 전날에 이어 군사훈련 수위를 높이며 대만을 압박했다. 총 6개 지역에서 군사훈련에 돌입했는데 대만을 완전히 포위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훈련을 통해 중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대만 땅 가까이로 진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중반 대만해협 위기를 포함해 과거 어떤 훈련보다 대만을 더 철저히 포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군사 위협이 고조된 가운데 대만은 주변 7개 항구를 지나는 선박에 대체 항로를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의 전 작전국장인 칼 슈스터는 “중국은 과거보다 더 대만에 근접할 것”이라며 “중국이 원할 때 대만 영공과 해상에 가까이 근접할 수 있다는 지정학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분노가 미국을 향하고 있지만 그 타격은 대만이 가장 크게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날선 비판을 하면서도 실제적인 도발이나 보복은 너무 큰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군사적 압박은 물론 대만에 대한 경제보복도 시작됐다. 중국은 대만산 감귤류 과일과 일부 해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 세관은 위생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양안 관계에서 긴장이 고조될 때 중국은 대만산 제품 금지에 나서왔다.
반도체 칩 핵심 원료인 중국산 천연모래의 수출도 즉각 중단했다.
중국은 미국 권력 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가장 주요한 정치적 도발이자 주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의 잇단 반발에도 미국은 대만과 함께 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미중 관계는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다만 미국을 응징할 수 없는 중국은 대만을 때리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출 중단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대만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 분리주의 세력은 저지른 실수에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