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아이를 몸으로 눌러 질식사시킨 어린이집 원장, 징역 9년 확정

입력 2022-08-05 11:31수정 2022-08-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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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뉴시스)

생후 21개월된 아이를을 억지로 재우려고 몸으로 눌러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 9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원장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대전 중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21개월된 여아를 억지로 재우려고 자신의 몸으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우려던 피해 아이가 발버둥치자 이불 위에 엎드리도록 눕혀 목덜미까지 이불을 덮고 자신의 팔과 다리로 10여 분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A씨는 아동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엎드린 상태로 1시간 동안 방치해 질식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어린이집 아이들을 재울 때 강하게 껴안는 등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발버둥치는 아이들의 머리를 바닥에 밀치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35차례에 걸쳐 아이를 학대한 혐의도 있다. 같은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 동생 B씨는 A씨의 학대 행위를 알고도 방조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 학대행위는 피해자들이 사망이나 중상해에 이를 수 있었던 위험한 행동”이라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10년 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숨진 피해자는 고통을 호소하거나 표현하지도 못한 채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며 “나머지 피해자들 역시 표현하지 못하지만 학대행위로 힘들어 했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A 씨는 “아이들이 편안하게 낮잠을 잘 수 있게 한 행동으로 학대행위가 아니며 B 양의 사망원인이 질식사라고 볼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A씨 행위가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함은 별다른 의문이 없다”며 “성인인 자신의 체중 상당 부분을 21개월에 불과한 피해 아동에게 전달한 것으로, A씨 행위와 피해 아동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했다. B씨에 대해서는 1·2심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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