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3.3배 늘어나…역사물길부터 이순신 동상까지 볼거리 넘쳐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한글 분수에서 노는 아이를 지켜보던 김미선(39) 씨는 “예전 광장은 매연도 심하고 인도와 떨어져 있어서 섬 같았는데, 지금은 진짜 광장 같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이 1년9개월 만에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광화문광장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과 함께 모여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광장은 기존보다 녹지가 3.3배나 많아지며 자연과 녹음이 있는 편안한 쉼터 형태로 조성됐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없애 광장 총면적이 4만300㎡로, 기존보다 2.1배 넓어졌다.
광화문광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꼭 방문해야 할 ‘명소’가 있다.
광화문 앞 월대부터 유구 일부를 그대로 전시한 육조거리는 조선시대 역사의 숨결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나무 그늘과 분수대가 조성된 열린 마당, 미디어파사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치마당에서는 현대로 돌아와 가족·연인과 함께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 됐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부터 육조거리까지는 조선시대 역사적 자취를 따라 걸어볼 수 있다. 육조거리는 조선 시대 6개 중앙관청이 모여 있던 곳이다. 특히 세종로 공원 앞에 있는 ‘사헌부 문터’에서는 우물, 배수로 등 유구 일부를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삼군부 터, 병조 터, 형조 터 등 모든 유구도 현지 보존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육조거리에는 조선이 건국된 1392년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연도별로 새긴 212m 길이의 ‘역사 물길’도 흐르고 있었다. 김희경(가명·42) 씨는 "아이에게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주려고 공부하고 왔다"며 "광장에서 발굴된 역사 유물을 직접 보니 박물관 같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상에서 세종문화회관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시원하게 물을 내뿜는 열린 마당 내 분수를 만나볼 수 있다. 77개의 물줄기가 만드는 40m 길이의 ‘터널 분수’와 한글 창제의 원리를 담아 물줄기가 자·모음을 그려내는 ‘한글 분수’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장소다.
김도현(6) 군은 “분수대에 또 들어갈래요!”라며 친구의 손을 잡고 다시 분수대로 뛰어갔다. 분수에서 물줄기가 나오자 아이들은 연신 환호를 지르며 웃음을 터뜨렸다.
열린 마당 한편에서는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특히 곳곳에 놓인 의자와 테이블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이학순(68) 씨는 “나무 밑에 의자가 있으니 그늘도 생기고 시간도 잘 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 시간대에 자주 와야겠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직접 체감해볼 수 있다. 동상 옆에는 이충무공전서에서 발췌한 문구들이 새겨진 승전비가 설치됐다. 김명진(36) 씨는 "최근 영화 한산을 보고 너무 감명받았다"며 "이순신 장군의 동상도 직접 보고 말씀도 되새기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설치된 명량 분수에서는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계속해 들렸다. 아이들은 물이 나오는 방향으로 뛰어가며 연신 ‘이리와!’, ‘여기가 더 시원해!’를 외쳤다.
광화문광장을 다 둘러보고 내려간 해치마당에서도 볼거리가 이어진다. 해치마당 벽에는 53m 길이의 미디어월이 설치됐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역사 안에서는 '비추얼 광화문광장 실감스팟' 행사도 진행됐다. 자신이 보고 싶은 장소를 클릭하면 광장 곳곳의 실제 모습이 나온다.
정연지(33) 씨는 "광장을 다 구경하고 집에 가는 길에도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신선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광화문광장에서는 도슨트 프로그램, 광화화첩, 영상 및 사진 공모전 등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속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