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는 8일 이천 병원 건물 화재 당시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현은경 간호사에 대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신청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화재 당시 출동한 소방대 측과 목격자 증언 등을 통해 숨진 현 씨가 의사자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경찰과 경기소방본부 등에 사실관계 확인 서류를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5일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소방대원 진입 당시 간호사들은 환자 옆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충분히 대피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투석 환자를 위한 조처를 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자는 자신의 직무가 아닌데도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사망한 사람을 말한다. 기초단체나 유족들이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을 신청하면 보건복지부가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천시 관계자는 “현 간호사는 단순히 환자를 돌보는 차원을 넘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대피시키려 노력했기 때문에 의사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의사자로 인정되면 유족에게 보상금 지급과 함께 의료급여, 교육 보호, 취업 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 의사자의 시신은 국립묘지에 안장 및 이장할 수 있다.
5일 이천시에 있는 한 빌딩의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시간 10분여 만에 불이 진화됐다. 불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검은 연기가 4층에 있는 투석전문병원으로 유입되면서 대피하지 못한 환자들과 간호사 등 5명이 숨지고 42명이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