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도(大盜)'로 불렸다가 좀도둑으로 전락한 조세형 씨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조 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절도 행각을 벌였고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면서 의적으로 미화됐었다.
10일 검찰은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조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김모 씨에게는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 씨와 김 씨는 동종범죄 전력이 있고 상습범"이라며 "특히 김 씨는 누범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조 씨 측 변호인은 "조 씨가 많이 반성하고 있다, 범행 사유를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구했다. 조 씨 역시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2년 6개월의 징역을 살고 나온 뒤 결심을 많이 했었는데, 후배(공범 김 씨)의 어렵고 딱한 사정이 늘 짐처럼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김 씨도 "한 번만 용서해달라"며 "범죄가 아닌 열심히 땀 흘려 번 돈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살겠다"고 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한 고급 전원주택에 몰래 침입해 3300만 원 상당 금품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처인구 일대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CCTV 영상 등을 통해 수사에 나서 2월 14일 김 씨를 검거했다. 조 씨는 같은 달 17일 서울 자택에서 붙잡혔다. 조 씨는 김 씨의 설득으로 함께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2019년 3~6월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에서 절도 행각을 벌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출소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금품을 훔치다 붙잡힌 것이다. 전과 20여 범인 조 씨는 김 씨와 교도소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