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국갤럽이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실시한 국정수행평가에서 52%로 시작한 지지율은 1주일만에 51%로 떨어졌다.
이후 취임 100일이 될 때까지 지지율이 오른 기간은 53%를 기록한 5월말~6월초 1주일여가 전부다. 이 기간 잠시 정체를 보였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 그래프는 6월 중순부터 다시 꺾이지 시작해 점점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6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 긍정 43%, 부정 42%를 기록하더니 7월 들어 결국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다. 이후에는 속수무책이었다. 7월 첫째 주 조사에서 긍정 37%로 40%대가 무너지더니 한달 뒤에는 24%로 급전직하했다. 24%는 윤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48.6%)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취임 두달여 만에 지지율이 24%로 곤두박질치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갤럽의 통계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나타난 사례는 대형 악재가 터지거나 임기 말 레임덕이 극대화된 시기 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와 비슷한 직무 평가를 기록한 시기는 국정농단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3주 차 조사(긍정 25%·부정 64%)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 평가가 최저치(29%)를 기록한 시기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4월 5주 차 조사였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첫 주 81.6%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1주일 뒤 조사에서는 84.1%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조금씩 하락하긴 했지만 임기 첫 해인 2017년 말까지 지지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횟수가 2회에 불과할 정도로 고공행진했다.
이제 막 첫 걸음을 시작했고 국정농단 같은 사건도 없는 윤 대통령이 이처럼 박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여론조사 상의 지표로 나타나는 민심은 인사(23%),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0%),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7%) 등을 꼽고 있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대표되는 인사 문제가 부정적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른 부정평가 이유들과 별개로 보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부정평가 원인들은 모두 연결돼있다는 것이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사 참사’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나머지 부정평가 요인을 차례로 목격했다는 것이다. 부적합한 인물을 선택하는 윤 대통령의 ‘소통 미흡’을 의심하게 됐고, 이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는 ‘독단적·일방적’ 의사결정을 지켜봤으며, 결국 사퇴를 맞게 되는 결과가 나오자 ‘경험·자질 부족·무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로는 외부 악재가 거의 없고 스스로 만들어낸 논란에 빠져 허우적댄다는 점이 꼽힌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시작으로 정제되지 않은 도어스테핑 발언들, 사적채용 논란, 경찰국 신설, 내부총질 문자 파동까지 모두 스스로 자초한 문제들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대정부질문 등 공세를 준비하던 더불어민주당쪽에서 ‘이쪽(야당)은 때리지도 않았는데 자해를 해버리면 어떡하냐’고 황당해하더라”면서 “(야당에서)견제가 아니라 힘 내라고 응원을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조롱까지 들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