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신선채소 가격에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홈 파밍'(Home Farm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급격히 값이 오른 대파를 집에서 심어 먹는 게 비용적으로 이득이어서 유행한 '파테크'(파+재테크)의 또 다른 버전이다. 젊은 밀레니얼 세대 중심으로 집에서 간단히 자급자족하는 경우가 늘면서 모종, 관련 용품의 매출도 오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폭우, 폭염 등으로 채솟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집에서 직접 신선채소를 길러먹는 홈 파밍이 인기다. 실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채소 물가는 전월 대비 17.3%, 1년 전 대비 26% 뛰었다.
상추, 시금치 등 주요 품목도 줄줄이 올랐다. 품목별 전월대비 상승률 역시 상추, 시금치, 오이는 각각 108%, 95.4%, 73.4% 뛰었고, 열무, 호박, 부추, 배추, 미나리, 무, 양파도 각각 65.8%, 50.6%, 37.1%, 30.4%, 25.8%, 24.7%, 10.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뜀박질하는 채소가격에 홈파밍 아이템 판매량도 오르고 있다. 위메프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10일~이달 9일)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홈파밍 아이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대폭 늘었다. 초심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모종, 씨앗류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상추 모종과 대파 모종이 각각 98%, 197%로 크게 늘었고, 무씨(27%)와 고추씨(67%)도 뛰었다.
미니화분 역시 전년 동기대비 116%, 식물재배기는 297% 판매량이 각각 늘었고 부자재인 분갈이 흙(34%)과 원예가위(176%) 등의 판매량도 동반 상승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자재 부담을 줄이면서 집에서 취미 생활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테크(취미+재테크)’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회사 측은 풀이했다.
G마켓 역시 최근 한 달간 텃밭 가꾸기 관련 상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씨앗과 모종 판매량은 41% 증가했고, 값이 뛴 대파(77%)와 쪽파(420%), 상추(42%), 배추(13%) 등이 잘 팔렸다. 미니화분은 35%, 삽이나 호미는 13% 판매량이 각각 늘었고 전지가위(21%)와 식물 영양제·비료(8%), 식물 지지대(14%) 판매도 늘었다.
폭염에 폭우까지 겹치며 한동안 채소 가격 상승에 따른 '밥상 물가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파프리카(200g) 소매 가격은 12일 기준 2110원으로 열흘 전 대비 50.7% 올랐다. 파프리카 가격은 40일 전 1280원, 30일 전 1386원, 20일 전 1313원 등으로 소폭 상승하다가 폭우 시기를 지나면서 급등했다.
고랭지 무, 배추 가격에도 폭염, 폭우가 엄습했다. 고랭지 배추 가격은 포기당 6865원으로 1년 전(4466원)보다 53.7%, 고랭지 무(1개)는 3118원으로 1년 전(2181원)보다 42.9% 각각 올랐다.
위메프 관계자는 “물가상승에 따른 '무소비 챌린지' 영향으로 홈파밍도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잡고 있다”라며 “고물가가 지속되는 동안 홈파밍 아이템의 인기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