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최대 위기 영국, 내년은 더 어렵다

입력 2022-08-18 16:45수정 2022-08-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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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CPI 40년 만에 두 자릿수 G7 가운데 유일
시장 전망치도 웃돌아
2분기 GDP는 7개 분기 만에 역성장
IMF “내년 G7 중 가장 성장 더딜 것”
요크대 “영국 가정 3분의 2, 1월 에너지 빈곤 직면”

▲영국 런던에서 1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비를 맞으며 걷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최대 위기에 놓였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한 데 이어 소비자물가지수(CPI)마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인데,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은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1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6월 9.4%에서 더 높아진 것으로, 시장 전망치인 9.8%도 웃돌았다.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1982년 이후 40년 만이다. 올해로 좁혀보면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한 두 자릿수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추이. 기준 전년 대비. 단위 %. 7월 10.1%.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에 앞서 공개된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1% 감소하며 역성장하기도 했다. 역성장은 7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영국 안팎에선 내년이 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연내 CPI가 최대 13.3%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4분기 경기침체가 시작해 내년 말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란은행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이달 초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처음으로 50bp(1bp=0.01%p) 인상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생활비 압박이 심하다는 것을 알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연말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가계 지출을 압박함에 따라 영국은 내년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느린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이 물가 대응에 뒤처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영란은행 정책위원이었던 앤드루 센텐스는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 곡선에 뒤처져 있다”며 “이로 인해 기준금리를 3% 또는 4%까지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루이스 안드라데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수치를 보면 9월 BOE가 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수치 발표 전 기준점은 25bp였다”고 설명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영국 가정의 3분의 2가 내년 1월까지 에너지 빈곤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요크대는 1800만 가정 4500만 명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사임 결정으로 후임 총리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과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이 경쟁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 따라 경제 대책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영국 경제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트러스 장관과 수낙 전 장관 모두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감세를 주요 공략으로 내걸고 있는데, 선거 전부터 이들의 계획이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는 “인플레이션이 1년 전보다 5배 넘게 오른다면 공공재정이 약해져 차기 총리는 세금 공약을 이행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가계를 지원하기 위해선 정부의 단기 차입이 필요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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