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 R&D단지 6년간 20조 원 투자해 첨단 시설로
이 부회장, 화성사업장 찾아 임직원 간담회 등 소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ㆍ15 광복절 특별사면 후 첫 대외 행보로 반도체 사업을 챙겼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가장 먼저 살폈다는 의미와 함께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를 견인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책임감과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 부회장은 19일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을 찾았다. 이날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이병철 선대 회장의 말을 되새기며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며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면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수년전부터 기술 중시 발언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9월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회의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 데 이어 2020년 6월 화성 반도체연구소 간담회에선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했다.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 의지를 반영해 이날 기공식 슬로건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를 내걸고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해 반도체 사업에서 또 한번의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으로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반도체 초격차'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삼성전자가 기흥에 새로 건설하는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약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로 건설된다. R&D 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기흥 R&D단지 건설로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흥 R&D 단지 건설을 통해 국내외 소재ㆍ장비ㆍ부품 분야 협력회사들과의 R&D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회사들과의 R&D 협력은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우수 반도체 R&D 인재 육성으로도 이어져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착공식 참석 전 기흥캠퍼스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했다.
착공식 행사가 끝난 뒤 오후에는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및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