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이 쌍용차 인수대금 잔금까지 납부를 완료하면서 인수 절차 종료까지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회생계획안 인가만이 남았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KG컨소시엄은 지난 19일 오후 계약금을 제외한 인수대금 잔액 3319억 원을 쌍용차 측에 냈다.
KG컨소시엄은 애초 3355억 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했지만,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회생채권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인수대금을 300억 원 증액했다. 총인수대금은 3655억 원으로 늘어났다.
300억 원 증액으로 회생채권 현금 변제율은 6.79%에서 13.97%로, 출자전환 주식 가치를 고려한 실질 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개선됐다. 쌍용차는 변제율 변동 내용을 담은 수정 회생계획안을 지난 18일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 관계인집회가 오는 26일 개최된다.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 회생계획안 처리 여부가 결정된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처리된 이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해 최종 인가를 받아야 쌍용차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다.
쌍용차 소액주주 지분율은 25.35%에 불과해 관계인 집회에서 주주 동의를 받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회생채권자들의 동의 여부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쌍용차 회생채권 5655억 원 중 상거래채권이 3826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상거래채권자들의 찬성률이 높다면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 상거래채권단 대표는 최근 340여 개 쌍용차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 전체를 대상으로 내부회의를 열고 오는 26일 예정된 관계인집회에서의 회생계획안에 찬성해 달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낮은 현금변제율에 반발했던 상거래채권단은 KG그룹이 300억 원의 현금을 긴급수혈하며 진정된 상황이지만 쌍용차 회생에 찬성표를 얼마나 던질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상거래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쌍용차 매각은 무산될 수도 있다.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해도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주주 가운데 한 집단의 동의만 있어도 재판부가 강제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수 있다.
쌍용차 노조와 상거래채권단은 변제율 제고를 위해 산업은행(산은)에 지연이자 탕감 및 원금 출자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산은이 이러한 요청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회생계획안이 법원에서 인가되고, 채무 변제와 자금 투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연내 쌍용차의 회생절차 종결도 가능하다. 법원은 회생계획 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KG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 자동차와의 접목 가능성이 큰 사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의 미래차 전환을 이끌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 KG스틸(구 KG동부제철)은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한 이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