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에나 종합계획 수립 전망
아파트값 지난주 0.02% 떨어져
거래량 소폭 감소…"당분간 하락"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아파트값이 윤석열 정부 첫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하락했다.
21일 부동산R114 시세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19일 기준)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0.02% 떨어졌다. 지난주 보합(0.00%)에서 일주일 새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5개 신도시 가운데 분당(-0.04%)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평촌과 산본이 각각 0.02%, 0.01% 하락했다. 일산과 중동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1기 신도시 아파트값 내림세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15일 기준) 0.07% 하락했다. 지난달 18일 보합을 기록한 이후 4주 연속 떨어지며(-0.02%→-0.01%→-0.02%→-0.07%) 하락 폭이 커졌다. 다른 지역도 2주 전과 비교하면 일제히 하락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1기 신도시에 입주 30년이 지난 아파트 단지들이 나오면서 기반시설 부족과 시설 노후화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공약했다. 대선 이후 정비사업 활성화 및 용적률 상향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되면서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이 뛰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매물이 늘고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특히, 16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주택 공급 대책에 1기 신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빠졌다. 종합계획 수립 시점마저 2024년 중으로 제시되자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시기가 늦어졌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매물이 늘고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대비 이날 경기 군포시와 고양시 일산서구의 아파트 매물은 각각 5.8%, 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양시 일산동구와 안양시 동안구, 성남시 분당구의 매물도 5일 만에 각각 3.9%, 2.8%, 2.5% 늘었다.
매물은 증가세지만, 거래량은 대선 이후의 완연한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3월 235건에서 4월 222건, 5월 165건, 6월 72건 등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계약일 이후 30일 이내)이 남아있긴 하지만 7월 거래량은 30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안양시 동안구(118건→86건→68건→48건→29건)를 비롯한 다른 1기 신도시들의 매매 건수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10단지 동부아파트’ 전용면적 73㎡형은 16일 4억20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5월 4억7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5000만 원 하락했다. 종전 최고가(5억1000만 원)와 비교하면 1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무지개마을8단지 제일아파트’ 전용 101㎡형은 6일 10억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5월 같은 평형이 12억 원에 거래된 것보다 2억 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