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 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주택가격 전망은 사상 최저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4.7%)보다 0.4%포인트(p) 내린 4.3%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은 2021년 12월(0.1%p 하락) 이후 처음이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올해 하반기 물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 등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듯하다"며 "최근 유가 등이 소폭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농·축·수산물(47.5%), 석유류 제품(47.0%), 공공요금(45.6%) 순이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7월과 같았다.
황 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떨어졌지만, 물가 인식은 그대로인 이유와 관련해 식품이나 채소류 등 생활 물가가 오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8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49로 전월(152)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한 이후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약화한 영향이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도는데, 상승 전망 비중이 7월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1개월 전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5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하던 CCSI는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ㆍ생활형편전망ㆍ가계수입전망ㆍ소비지출전망ㆍ현재경기판단ㆍ경기 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고물가,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물가 피크 아웃, 글로벌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에 힘입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5개 지수가 한 달 전보다 높아졌다.
향후경기전망(+8포인트ㆍ58), 현재경기판단(+4포인트ㆍ47) 등 경기에 대한 지수 상승 폭이 컸다. 생활형편전망(+4포인트ㆍ83), 현재생활형편(+2포인트ㆍ83), 가계수입전망(+1포인트ㆍ94)도 올랐다. 소비지출전망(-2포인트ㆍ110)은 유일하게 하락했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 전망지수(72)는 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76)는 아파트 매매가격 내림세 확대, 매수심리 위축ㆍ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6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