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혁신은 이념·정치 문제가 아닌 민생·경제의 문제”
"정부 역할은 민간 방해 제도·요소 제거하는 것"
"자유·창의 기반, 규제혁신 일관되게 추진할 것"
"객관덕 데이터 기반 합리적 규제 만들 것"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걷어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만든 법령 한 줄, 규제 하나가 기업들에게는 생사의 문제가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규제 혁신' 본격화를 알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광역시 성서산업단지 내 위치한 로봇 전문기업 아진엑스텍에서 경제 7단체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규제 혁신은 이념과 정치의 문제가 아닌 민생과 경제의 문제”라며 "재정으로 만드는 억지 일자리가 아닌 규제 혁신이 만들어 내는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민생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중소기업 공장을 회의 장소로 택한 것은 각종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사업체를 유지하고 생산하는 기업들을 각종 규제개혁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획재정부의 ‘경제 형벌규정 개선 1차 추진방안’과 환경부의 ‘환경규제 혁신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환경규제 혁신 방향을 두고 “그동안 좀 경직적이고 일방적인 사전 승인규제로 운영돼왔다. 새 정부는 환경규제의 접근 방식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형벌규정 개선으로는 17개 법률을 4개(형벌폐지·과태료 전환·선행정후형벌·형량조정)로 분류해 총 32개 형벌규정을 고치는 방안이 보고됐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민간이 더 자유롭게 투자하고 뛸 수 있도록 방해되는 제도, 요소들을 제거해주는 것으로, 그 핵심이 규제혁신"이라고 했다.
이어 "진정한 혁신은 자유와 창의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갖고 규제혁신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옥죄는 규제의 혁신을 민간주도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규제심판제도를 통해 민간이 규제개선의 의사결정에 주도적 참여할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규제심판제도는 어떠한 규제를 걷어내는 것이 어떤 분야에는 도움이 되고, 어떤 분야에는 불리한지 청문회 개념으로 여러 이해관계를 살피고 논의해 결정하기 위한 제도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이슈가 됐던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이와 관련된 상황을 논의 중에 있다. 현실에 맞지 않는 법령한 줄 규제 하나가 기업의 생사를 갈릴 수 있다. 이런 규제 혁신을 위해선 기업인과 민간전문가들이 혁신 과정의 들러리가 아니고 주인공이 돼야 한다"며 "국민과 민간 관점에서 시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적 규제를 풀고 고치고 혁신하는 것이야 말로 성장의 동력을 찾는것이고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햇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질서유지에 필요한 합리적 규제만 만들겠다"며 "규제가 국민과 기업에 미치는 비용 편익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분석해 비용이 편익보다 압도적 큰 규제, 시대에 뒤떨어지는 규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 이런것들을 과감히 없애고 재설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제혁신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 협조가 필수"라며 "지자체와 규제 관련 상시적 협력을, 국회와는 의원입법에도 정부입법과 동일하게 ‘규제영향분석’이 도입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우 지역의 현안인 식수 문제,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등 대구 지역의 환경 개선도 대구시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는 8월 초로 예정됐으나, 집중호우 대응을 위해 불가피하게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규제혁신전략회의는 윤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규제개혁을 위해 신설된 의사결정 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