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대내 여건 변화보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가 변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이투자증권은 2일 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원인으로 주요국의 긴축 강화 움직임과 엔화 가치 하락,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인한 경기 우려 등을 짚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0원 오른 1356.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1357.20원까지 뛰어넘으며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5.10원)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고공행진 하는 원인이 크게 세 가지라고 분석했다. 먼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쇼크에 따른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강화 우려와 국내외 국채 금리 재급등 현상이다.
두 번째로 24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엔화 가치를 꼬집었다. 박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엔화 가치 급락을 부추기고 있고, 중국 쓰촨성 청두시 봉쇄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돼 중국 경기 경착륙은 물론 위안화 약세 압력을 높이고 있단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8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66년 만에 최대 수준인 94억7000만 달러(약 12조7천억 원)를 기록한 점도 글로벌 경기 리스크를 보여줘 원화 약세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 현상이 수출업체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수입업체나 수입물가에 주는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봤다. 이번 원화 약세의 경우 원화 환산 수입증가율을 대폭 확대시키면서 기업과 물가에 큰 부담을 주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9월 중 대기 중인 각종 이벤트 리스크 해소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달 주목할 이벤트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이탈리아 총선 등 유럽 정치 이벤트를 비롯해 천연가스 발 에너지 리스크를 좌우할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회의 △유럽연합(EU) 에너지장관회의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