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집계 시작 이후 첫 약세장
연준 등 서구 중앙은행, 인플레 억제 총력전에 채권 매도세
세계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채 총수익률을 반영하는 블룸버그채권지수가 2021년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1990년 해당 지수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서구 중앙은행 고위 관리들은 지난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력한 ‘매파’적 메시지를 필두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강세장이 40년 만에 끝난 것이다.
GSFM의 스티븐 밀러 투자컨설턴트는 “1980년대 중반에 시작된 채권시장의 장기 강세장이 끝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채권 금리는 팬데믹 이전과 그 기간 볼 수 있었던 역사적 저점(채권 가격 고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세계가 직면한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들이 국채 금리를 1% 미만으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일종의 극단적인 부양책을 마련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을 60대 40으로 분할하는 고전적인 포트폴리오의 미국 투자수익률은 올 들어 지금까지 마이너스(-) 15%를 기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연간 실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호주 시드니 소재 투자업체 슈뢰더스의 켈리 우드 채권 펀드매니저는 “우리는 새로운 투자 환경에 있다”며 “채권을 통해 주식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막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여러 면에서 현재 투자자들이 직면하는 경제와 정책 현실은 1960년대 채권 약세장을 떠올리게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60년대 후반 낮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시대가 갑작스럽게 끝나고 1970년대까지 인플레이션이 이어졌고 채권 금리가 치솟았다.
채권시장은 1981년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20%로 인상했을 때 다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