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보고서
체감물가와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의 괴리를 줄이려면 소비자물가를 산출할 때 자가주거비를 포함해 주거비(집세)의 가중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의 윤성훈·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4일 '소비자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의 특성 차이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개별 구성항목의 기여도를 분석해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가 기대 인플레이션과 개별 항목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집세, 개인서비스, 공업제품 순으로 상관관계(계수)가 높게 나타났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보다 집세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중치(1000 기준)는 공업제품(348.4)이 집세(98.3)보다 크게 높았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보다 집세 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에 상대적으로 덜 반영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집세의 경우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여도보다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와 경제 주체들이 느끼는 소비자물가 사이에 적지 않은 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비자의 체감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느껴지는 것은 물가지수에 집세 상승분이 덜 반영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집세의 물가 가중치가 적은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할 때 자가주거비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가주거비는 자기 소유의 집에 살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여기에는 자기가 살지 않고 집을 임대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임대수익(기회비용) 등이 포함된다.
집세에 자가주거비를 포함시킨 미국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집세 가중치가 한국보다 3.4배 높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윤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소비, 저축 등 수요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대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의 세부 특성이 유사해야 한다"며 "한국도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 구성항목에 포함해 집세 가중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