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라면가격 9.8% 올린다…업계 1위 농심 이어 도미도 가격 인상

입력 2022-09-07 12:41수정 2022-09-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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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값 오름세에 고환율까지 타격…식품업계, 줄줄이 가격 인상 전망도

(뉴시스)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추석 이후 라면과 스낵값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팔도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팔도는 다음달 1일자로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7일 밝혔다. 인상 품목은 라면 12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팔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제조 원가 압박이 심화됐다”며 “소비자 물가 영향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추석 직후인 이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라면 가격 조정은 1년 만이다.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올렸다. 당시 신라면은 7.6%, 안성탕면은 6.1%, 육개장사발면은 4.4%씩 비싸졌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스낵 22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 꿀꽈배기, 포스틱, 양파깡 등이 6.3%, 새우깡 7.2%다.

이번에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로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새우깡의 가격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면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농심이 49.5%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2위는 26.4%로 오뚜기가 차지하고, 삼양식품(10.2%)과 팔도(8.2%)가 뒤를 잇는다. 업계는 최근 농심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식품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선두 업체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쏘고, 나머지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이는 관련 대다수 업체가 가격 인상에 따른 비난 부담을 나눠 갖는 형식이다.

▲라면 원재료 가격변동 추이 (업계(단위 : USD/MT))

라면업계의 가격 인상 원인은 원부자재 오름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소맥 선물가격은 2020년 톤 당 평균 202달러에서 올 상반기 365달러로 올랐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팜유 현물가격은 톤당 627달러에서 1554달러로 치솟으며 가격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농심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은 75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75.4% 감소했다. 특히 2분기 별도기준(해외법인 제외한 국내 실적)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농심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최근에는 고환율도 겹쳤다. 이날(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80원을 돌파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가운데 매입 단가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나머지 라면 제조업체도 수익성 압박에 따른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다. 라면업체 관계자는 “마진에 따른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당장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팔도)

가공식품의 제조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0~80%에 달하는 만큼 제과 업체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앞서 4월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등 과자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고, 롯데제과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 다만, 오리온의 경우 9년 째 가격을 동결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수익성에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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