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당국 시장 개입 가능성 거론되기도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면서 24년 만에 최저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3.13엔까지 올라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달러·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에 24년 만에 처음 141엔대를 올라선 데 이어, 런던 외환시장에서 142엔대까지 올랐다. 이후 뉴욕 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3엔까지 치솟았다.
이날 엔화 가치 급락 배경에는 미·일 금리 차 확대와 함께 달러 강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지표 호조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 것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9로 집계돼 전월치인 56.7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5.5를 모두 웃돈 영향이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해당 지표 발표 직후 시장에서 전망하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72%로 올랐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9% 넘게 떨어져 1979년 역대 최장 연간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긴축 기조에 나선 가운데 일본은행(BOJ)만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엔화 가치의 내림세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통화정책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에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지타 신슈케 레소나홀딩스 수석 전략가는 "모두가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당국의) 어조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경계심이 생겨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외환 시장 개입은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