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올해 1100~1200만 대 아이폰 생산 전망
작년보다 60% 가까이 급증
각종 부품 중국 의존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생산역량 격차, 빠르게 좁힐 수 있어”
소비자들의 기대감과 별개로 이번 아이폰14는 애플이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 이외 다른 국가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주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14로 사실상 인도에서의 생산에 작은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 정책과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겪으면서 공급망 다각화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인도가 있다.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약 1100~1200만 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예정이다. 규모로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생산량(750만 대)보다 60% 가까이 늘리는 셈이다. 그만큼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시장분석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체 아이폰 출하 기여도는 2020년 98.2%에서 지난해 95.8%로 낮아졌다. 올해는 중국 비중이 91.2~93.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인도 출하 비중은 2020년 1.5%에서 지난해 3%로 높아졌다.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폰 첫 출시 이후 15년간 중국 공급업체는 완제품 조립에서 스피커,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 이르기까지 아이폰 생산에 있어 엄청난 기여를 했으며, 결과적으로 아이폰은 ‘설계는 애플, 제조는 중국’이라는 개념을 통해 ‘미·중 양국이 함께 만든 제품’으로 평가될 만큼 중국 공급업체 영향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만해도 중국은 아이폰 생산 과정에 있어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들여와 저임금 노동자가 조립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은 자체 공급업체를 육성해 전 세계 다른 업체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이폰 가격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서 25%로 급증했다.
특히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조치는 애플이 오히려 중국 현지 직원 비중을 늘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미국 직원들이 중국 생산 현장을 점검하기 어려워지자 애플은 중국 직원들을 아시아 부품공급업체 선정 등 중요한 업무에 투입하고 있으며, 고임금 노동자 고용을 늘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IT 전문 리서치회사인 루프벤처스의 진 먼스터 파트너는 “(애플이) 다각화를 원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라면서 “이미 애플은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플이 인도로 눈을 돌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인도의 역량이 중국에 비교되기는 어렵지만, 애플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빠르게 그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유명한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인도의 아이폰14 양산 일정은 중국보다 여전히 6주 정도 늦었지만, 격차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 이맘때는 인도가 새 아이폰15를 중국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