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제품 잘 팔릴수록 국내 부품주에 유리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14 시리즈가 베일을 벗었다. 스펙은 이미 알려진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예상과 달리 가격이 동결됐다. 아이폰 판매량이 많아지면 국내 부품사에 유리한 만큼 관련 부품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7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 에어팟 등 업그레이드 모델을 선보였다. 아이폰14 시리즈는 6.1인치형(15.4㎝) 기본 모델과 6.7인치형(17.0㎝) 플러스, 고급 모델인 6.1인치형 프로와 6.7인치형 프로맥스로 출시됐다.
아이폰14 시리즈는 프로 모델 가격이 지난해보다 100달러(13만8000원) 인상될 것이라는 업계 예상과 달리 작년과 같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모델별 시작 가격은 아이폰14 799달러, 아이폰14 플러스 899달러, 아이폰14 프로 999달러, 아이폰14 프로맥스 1099달러로 발표됐다. 여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수요가 좋았던 중국 시장은 기본 모델이 5999위안, 상위 모델은 7999위안으로 시작돼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신제품에 대한 초도 생산 계획은 9000만대로 작년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작인 아이폰13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6의 1.03억대 이후 두 번째로 많은 9900만대가 팔렸다. 아이폰14 시리즈가 전작만큼 잘 팔리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이 중요하다. 지난 1년간 아이폰의 지역별 판매 비중은 미국 32%, 중국 22%, 유럽 21%, 기타 25%다.
증권가는 중국 등 핵심 지역에서의 가격 동결을 보면 미국과 중국이 유럽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프로 모델의 판매 호조를 전망하고, 이를 통해 국내 부품사의 수혜도 예상한다. 이와 연관된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LG이노텍과 비에이치가 손꼽힌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LG이노텍은 판가가 비싼 48MP 메인 카메라 모듈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로 모델에만 ToF 모듈과 망원카메라가 탑재돼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비에이치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 확대 효과를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프로 모델용 OLED는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S투자증권 권태우 연구원은 “수요 불확실성으로 주요 애플 체인인 LG이노텍, 비에이치의 Q(판매량)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P(가격)의 상승으로 충분히 기초체력 유지가 가능하다”며 “국내 관련주들의 실적은 프리미엄 판매량에 따라 물량 효과를 받는 구조다. 국내 체인들에 고무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3~4분기 안전한 투자처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