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매수'도 3개월째 감소
"금리 인상에 집값마저 떨어져
힘들게 구입한 집도 내다팔 판"
서울에서 2030세대 청년층들의 아파트 매수세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영끌족이 몰렸던 노원구 역시 매수 감소세가 뚜렷하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금융 부담이 큰 청년층에게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7월 기준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전체 32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99건) 대비 34%(170건) 감소한 수치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내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건수는 상승세였다. 1월 481건에서 5월에는 886건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6월 499건, 7월 329건 등 두 달 연속 매수세가 떨어졌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영끌족이 몰렸던 노원구도 최근 아파트 거래 하락세가 짙다. 30대 이하 노원구 아파트 매입 건수는 4월 89건을 기점으로 5월 71건→6월 47건→7월 32건 등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도봉구 역시 4월 29건→5월 25건→6월 12건 →7월 12건 등 내림세다.
노원구 상계동 A공인 관계자는 “작년에는 20대부터 해서 신혼부부까지 젊은 사람들의 매수 문의도 많았다”며 “지금은 대출 규제 때문에 청년들은 물론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년층의 생애 최초 주택 매수도 줄고 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30대 이하 생애 최초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매수 건수는 1674건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5월 2618건 △6월 1869건 △7월 1750건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계속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가 상대적으로 금융 부담에 취약한 청년층에게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40%에서 80%로 완화했지만, 실제 매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LTV를 완화해준다는 것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부채를 더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이 조정세로 접어들면서 집값이 내려가고 있는데 굳이 부채를 늘려 집을 살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금리가 계속해서 인상되다 보니 오히려 주택을 매도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무리하게 영끌한 경우 대출에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버티기를 포기하고 있다.
실제로 30대 이하 집합건물 매도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다. 7월 기준 30대 이하 집합건물 매도 건수는 133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매도 건수 8332건 중 16%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5월 14.1%(전체 1만547건 중 1497건), 6월 14.2%(9280건 중 1325건), 7월 16%(8322건 중 1334건) 등 계속해서 늘고 있다.
송 대표는 “청년층의 소득을 고려했을 때 부담할 수 있는 가격선을 넘어섰고, 매수로 인한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인 매수세는 어려워 보이고, 매도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