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모듈, 웨이퍼 등 全밸류체인서 독점화 가속
“국내 태양광 기업 생존 방법은 미국 겨냥”
한화솔루션, 조지아 공장 증설 등 미국 투자 확대
글로벌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태양광 기업이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 내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전날 발표한 ‘2022년 상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폴리실리콘 생산용량 증가분인 7만 톤(t)이 모두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폴리실리콘 64만7000톤을 생산했다. 미국ㆍ독일이 각각 6만 톤으로 뒤를 이었으며 한국은 6500톤에 그쳤다. 중국은 전체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에서 78%를 차지하면서 태양광 소재 분야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게 됐다.
태양광 분야 벨류체인은 크게 폴리실리콘 생산, 태양광 웨이퍼 생산, 태양광 패널(모듈) 생산, 인버터 생산 등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로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린다.
중국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2023년 이후 글로벌 폴리실리콘 공급에서 중국산 비중은 8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경우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중국은 압도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가격결정권을 확보하게 된다.
모듈 역시 중국의 증설 투자가 거셌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모듈 생산용량은 541GW(기가와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418GW)보다 123GW 증가했다. 그러나 이 중 중국 생산 용량 증가분이 114GW에 달하면서 글로벌 모듈 증설의 92.7%가 중국에서 이루어졌다.
중국 이외의 국가별 모듈 생산용량은 베트남 23GW, 인도 14.5GW, 말레이시아 14.3GW, 한국 10GW, 터키 7.6GW, 태국 6.9GW, 미국 4.5GW, 대만 4.2GW, 독일 2.8GW 순이었다.
이 외에 웨이퍼, 태양전지 등 태양광 산업 전반에 걸쳐 중국의 독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웨이퍼 생산용량에서 중국 비중은 97%로 사실상 독점 상태다. 웨이퍼가 태양전지의 핵심 원료인 만큼 사실상 중국의 웨이퍼 공급 없이는 태양전지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태양전지 생산 역시 중국 비중이 지난해 83.7%에서 올해 85.5%로 증가하면서 중국기업들의 독점적 위치가 공고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모듈 생산용량에서 과거 3위권을 기록하던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현재 11위권까지 하락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2022년 7월까지 태양전지 및 모듈 수출액 중 미국 수출 비중은 80%를 넘어서고 있어,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했다”면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략 지역인 미국 내 생산설비 구축 등 투자 확대를 통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선 미국 내 시장점유율 확대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이를 위한 현지화 및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 인수해 중국을 벗어난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현재 1.7GW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 모듈 공장에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내년까지 1.4GW를 증설할 예정이다. 텍사스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현지에 9GW 규모의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미국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할 것을 대비해 미국 태양광 사업 담당 법인의 지배구조도 개편했다.
한화솔루션은 100% 자회사인 한화큐셀아메리카를 한화글로벌에셋 자회사로 이전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글로벌에셋을 컨트롤타워 삼아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 한화큐셀아메리카 등 미국 내 법인을 일원화해 조직관리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