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겪으며 크게 성장한 새벽배송 업체들이 증시입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선두주자로 나서며 증시입성과 밸류 측정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컬리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약 2주 만에 오아시스마켓이 상장예비심사에 나서면서 국내 상장을 준비하는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는 두 곳이 됐다.
당초 국내 이커머스업체의 증시상장 1호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컬리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지연으로 주춤하는 사이 오아시스마켓이 뒤쫓아온 형국이다.
오아시스마켓의 상장 예정 주식수는 총 3264만 주로 이 중 652만8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이랜드리테일이 오아시스마켓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구주 82만2062주를 주당 3만9189원에 사들였다. 이를 기반으로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를 가늠해 본다면 대략 1조2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한 경우 통상 45영업일 이내에 결과가 통보된다. 때문에 일정대로라면 11월 중순께 심사결과를 받은 후 즉시 증권거래소에 제출하면 오아시마켓은 올해 안으로 상장이 가능하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일단은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가능하면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새벽배송 업계 중 가장 먼저 IPO에 나섰던 컬리는 상장예비심사가 지연되면서 8월22일에서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최근 증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상장시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예비심사후 180일 내에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되는 만큼 아직 시간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상장에 도전하는 두 회사는 사업모델이 비슷해 시장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향후 사업 계획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회사의 규모나 매출은 컬리가 훨씬 크다. 컬리는 지난해 1조56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오아시스마켓은 3570억 원으로 매출액만 놓고 보면 5배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오아시스마켓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매년 흑자를 유지해오면서 지난해 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2분기만 해도 영업이익 71억9000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컬리는 지난해 영업손실 2177억 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영업적자가 늘고 있다. 누적 적자만 5000억 원 정도다.
때문에 상장 시기나 분위기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컬리는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기 위해 상장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동안 받아온 투자자들의 엑시트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상장예심을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만큼 180일 내에 최대한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를 선택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상장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오아시스마켓은 모기업 지원 뿐만 아니라 당장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만큼 최상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일단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현재 흑자를 내고 있고, 공모가라는 것이 높으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낮은 것도 나쁘다고 볼 수만 없다”며 “우리의 IPO는 자금조달이 주 목적이 아니고 꾸준히 우상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가능하면 올해 안에 상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