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잉을 소재로 젊은 미혼모의 성장담을 풀어내는 음악 영화 '둠둠'이 15일 개봉한 가운데, 주인공 이나 역으로 출연한 김용지를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독특한 분위기의 외모로 모델로 데뷔한 그는 ‘미스터 션샤인’, ‘더 킹: 영원의 군주’ 등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이어오던 끝에 독립영화 ‘둠둠’의 주인공 자리에 섰다. 김용지는 “(드라마와 달리) 프리 프로덕션 기간 동안 감독님과의 미팅, 리허설 등 인물에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좋았다”고 첫 영화 주연 소감을 전했다.
이나는 잊고 지내던 클럽을 다시 찾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디제잉 대회 참여를 준비한다. 자신이 쉬는 동안 유명 인사가 된 경쟁상대(김진엽), 믿고 따르던 업계 선배(박종환) 등 주변 인물과 크고 작은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겪어나간다.
테크노 기반의 디제잉 음악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화적 긴장감의 완급을 조율한다. “디제잉 장비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해 집에 장비를 들였다”고 밝힌 김용지는 “한 달 정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극 중 플레이해야 하는 곡을 계속 믹싱해봤다”고 연습 과정을 전했다.
디제잉 장면을 무사히 촬영한 그는 개봉을 앞두고 홍대 부근 클럽에서 열린 축하 파티에서 프로 디제이들과 섞여 한시간가량 그 실력을 뽐냈다는 후문이다. 당시를 떠올린 김용지는 “그분들이 쌓아 온 분위기를 혹여나 망칠까 정말 조마조마하면서 플레이 해서 온전히 즐기지는 못했다”며 슬며시 웃었다.
‘둠둠’을 추동하는 또 다른 축은 이나와 엄마 신애(윤유선)의 편치 않은 관계다. 기독교에 지나치게 심취해 있고 정신적인 불안증에 시달리는 엄마는 딸의 인생을 실패로 규정한다. “여자애가 평범하게 좀 살아 제발”. 질책어린 잔소리는 이나의 감정에 종종 상처를 낸다.
김용지는 “리허설 기간 감독님과 윤유선 선배님, 셋이서 작업실에 10번은 모였다”면서 “엄마와 감정이 부딪히는 순간 이나가 어느 정도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게 어려웠다. 대화가 잘 되지는 않아도 끊임없이 티키타가하는 엄마와 딸의 관계가 굉장히 현실적이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스스로 궁금했다”고 준비 당시를 떠올렸다.
임신과 출산으로 예상치 못한 삶의 난관에 부딪힌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두고 김용지는 “주인공이 겪는 고난은 어느 누구 삶에나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일”이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잃는 것도, 얻는 것도 있겠지만 그 과정이 없으면 ‘다음 스텝’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나는 무심히 지나치기보다는 그 과정 온전히 산다. 그게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또 그 과정에서 “크게 변화하는 게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그 때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둠둠’ 절찬상영중,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